은퇴하면서 드리는 말씀

2017년 January 1일 ()

본문: 사무엘상 12:1-5 |

제목: 은퇴하면서 드리는 말씀
본문: 사무엘상 12장 1-5절
설교자: 조성훈

은퇴를 생각하면서 많은 생각 중에 사무엘의 은퇴식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엘은 어린 아이 때부터 여호와의 전에 나가서 일평생 하나님을 섬긴 사람입니다. 백성들이 사무엘이 다스리는 것을 싫어해서 왕을 달라 요구했고 결국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백성들이 너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나를 버린 것이라 하시고 사울 왕을 세우셨습니다. 본문 말씀은 사무엘이 백성들을 세워놓고 은퇴식을 하는 모습입니다.

저 역시 긴 시간 목회를 했습니다. 35년 정도 됩니다. 사무엘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성도들에게 빌리고 갚지 않은 것이 있는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교회의 헌금이나 물질을 취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어떤 분은 은퇴하고 나니 정말 힘들다고 제게 절대 은퇴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큰 문제없이 이렇게 은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벅찬 즐거움이 있었고 때로는 서글픈 적도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사표를 제출한 적도 많았습니다. 정말 사역을 못하겠다고 하나님께 사표를 내고 하나님이 직접 말씀을 하시든지 실질적으로 보여주시든지 하지 않으면 사역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집회를 통해 들려주신 찬양이 “내 눈에 아무증거 아니 뵈어도”였습니다. 좋을 때도 있었고 안 좋을 때도 있었습니다. 참 즐거웠을 때는 정말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싶었던 성도들이 세월이 가면서 자라가는 것을 볼 때 참 기뻤습니다. 반대로 시간이 갈수록 열기가 식어지고 점점 겉돌면서 힘을 잃어가는 성도를 보았을 때 슬펐습니다.

교회에 대한 애착을 가진 성도들이 많아 참 감사가 됩니다. 내 교회, 내 몸처럼 사랑하고 자신을 이곳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교회를 위해서 희생을 하고 물질적으로 희생하셨습니다. 성도들이 각자 사는 게 힘들어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35년 동안 목회하면서 헌금에 대한 설교를 몇 번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마음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많은 희생을 하셨고 제가 처음 유평교회에 왔을 때 비가 새는 예배당이었지만 그것을 헐고 예배당을 지었고 또 지금의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다들 어려웠지만 사랑과 희생, 인내로 오늘의 유평교회를 이뤘습니다.

목회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든 성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동일하게 적용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에게 잘한 사람들에게 잘 하는 것은 쉽지만 저를 비방하고 욕하는 사람에게 잘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공정하게 적용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어떤 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공정하게 적용할 때 참 좋아합니다. 사람을 보지 않고 하나님을 본다고 생각하여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 말씀이 자신에게 적용되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젊은 일꾼들이 목회를 할 때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공정하게 적용되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에게 적용될 때는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주님 안에서 만나서 결혼하면 되지 조건이 무슨 문제가 되나 쉽게 말하지만 자신의 자녀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른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 자신에게도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같은 마음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에선 사단의 역사가 강하게 일어나는 이 때에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때 목자들은 고민하고 연구해서 긴 시간을 내다보고 교회를 이끌어야 합니다. 모든 성도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동안 성도들이 이해되지 않아도 목회자의 뜻을 따라 주었기에 오늘날의 유평교회가 있게 된 것입니다. 성도들의 의견이 궁금해서 설문조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설문지를 받고나면 놀랄 때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다양한 생각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말씀을 통해 가르치신 대로 교회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우리의 육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목회를 35년 했어도 기도하는 것보다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솔직히 더 편하고 좋습니다. 목회자들도 매일 사단과의 싸움에서 싸우고 승리하면서 여러분을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목회자를 위해서 기도하셔야 합니다. 이해할 수 없고 동의할 수 없어도 오랜 시간을 순종해온 여러분들 덕분에 오늘의 유평교회가 있었던 것입니다. 해보지 않은 성경공부를 하자고 했을 때 다들 따라와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자세로 우리 앞에 세워진 목회자를 따라간다면 우리 교회는 틀림없이 더욱 영적으로 부흥하게 될 것입니다. 영적으로 더욱 주님을 닮아가고 서로 사랑하고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13:35)”고 하셨고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요17:11)”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우리가 주님의 제자인 것을 알 것이고 그 때 주님께서 많은 이들을 교회로 불러주실 것입니다. 우리끼리 좋은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에, 온 세상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교회의 머리로 삼고 각자가 지체가 되어 자라가는 교회이기 때문에 누가 정해주지 않아도 은사에 따라 섬깁니다. 유평교회에 오랫동안 참석했는데 내가 일할 자리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성도들이 왔지만 교회에 사랑이 없다고 떠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랑이 많다고 해서 왔다는 사람은 교회에 사랑을 베풀려고 온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받으려고 온 것입니다. 사랑을 받으러 온 사람은 만족이 없습니다. 그 신앙은 점점 죽어갈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려고 하는 신앙은 자라갈 것입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섬김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의 신앙은 죽어갈 것입니다.

거듭난 사람이라면 교회에 참석할 때 자신이 할 일이 보일 것입니다. 이 교회에 부족한 면이 보이게 될 것입니다. 전도가 약하다고 느껴진다면 주님께서 그 마음에 전도에 힘쓰도록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구제가 약하다고 느껴진다면, 성도 양육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주님께서 그런 부담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 부담감에 따라 일하면 됩니다.

교회에 처음 오신 분들 중에는 금세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회의 부족한 면이 보이고 주님께서 부담을 주셔서 그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합니다. 어떤 사람은 가라지와 같아서 그런 성도들을 처음 온 사람이 주인처럼 군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도 추수 때까지 가라지를 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영적인 일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계속해서 제시하는 경우도 그러한 가라지입니다. 그는 늘 감사보다는 불평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성경에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신 것, 항상 기뻐하라고 하신 것은 진짜 알곡들이 하는 일입니다.

저 역시 목회를 하면서 이상한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유평교회에 본토인이 아니기에 교회를 팔아먹고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섬기는 일에서 낙오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직장 생활이 참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저는 말합니다. 그럼 쉬울 줄 알았습니까? 탄광에서 하얀 옷을 입고 일하는 것과 같습니다. 악한 세상 속에서, 가라지가 있는 교회 안에서 믿음을 지키고 교회를 섬기며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번도 쉬운 일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젊은 일꾼들을 외국에 보내 공부시킬 때 유평교회 성도들은 한분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데 외부 교회에서 전화가 와서 문제를 삼았습니다. 참 우스운 일입니다.

과거에 교회가 작을 때도 어려웠고 교회를 새로 지었을 때 역시 힘들었습니다. 젊은 일꾼들을 미국에 보내서 공부시킨다고 헌금을 모으기가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세워지자 일꾼들이 많아서 먹여 살리려니 또 힘들었고, 이제는 두 사람이 오늘 은퇴를 하지만 교회 뒤에 땅을 사서 또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목회자는 사기꾼들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성도들과 교회를 위해, 그리고 한국의 복음화를 위해 계속 애쓸 것입니다. 여러분은 목회자들의 뜻에 따라 계속해서 헌신해주시기 바랍니다. 집회 참석하기에 힘쓰시고 가르침에 순종하십시오. 오늘날 목회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합니다. 일꾼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고 기도해주고 물질적으로 섬겨야 합니다. 또한 일꾼들은 그것으로 더욱 성도들을 가르치고 섬기는 일에 힘쓰는 것, 이것이 성경적인 교회의 원리입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영적인 보호를 받는 중요한 곳이기에 이 교회를 지켜야 합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손자들이 영적인 양식을 공급받고 생활해야 할 곳이 교회입니다. 그러니 성경적이고 영적인 교회로 만들어가는 일에 모두 힘써야 합니다. 여러분 자신, 자녀, 손자들까지 영적으로 보호받고 자랄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 자신을 교회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물질적인 지원과 인내와 목회자를 신뢰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을 감사함으로 받으시고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오늘 은퇴하지만 계속해서 여러분과 함께 제 남은 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함께 주님을 섬기고 함께 좋은 교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저는 처음 목회 할 때 목회의 경험도 없고 어떻게 성도를 돌봐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지만 성도들이 함께 인내하시고 도와주셔서 오늘의 유평교회가 이뤄진 것입니다. 젊은 목회자들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많이 격려해주시고 감사를 표현하시고 칭찬해주시기 바랍니다. 긍정적인 면에서 때때로 책망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목회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이들은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에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